블로그 이미지
물 밖으로 나온 인어인 양 세상은 메마르게만 느껴진다. 인어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95)
인어 이야기 (144)
이것 좀 알려주세요 (7)
나는 고발합니다 (27)
나는 이런 사람 (13)
. (4)


Total95,029
Today4
Yesterday2

1911년의 혁명은 중국의 땅을 붉게 물들이며 그 빛깔을 아시아의 20세기에 드리운다. 마침내 황제의 땅이 아닌 인민의 땅에서 공화국이 선포되고 신해년은 중화민국이 시작된 해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혁명세력은 너무나도 미약하였고 중국의 정치세력은 너무나도 분열되어 있었으니 혁명의 과실은 북양의 군벌 위안스카이에게로 굴러들어가고 만다.


공화국의 지속과 중국의 통일을 위하여 쑨원이 양보한 혁명의 정통성은 그것을 물려받은 위안스카이에게 배신당하고, 공화국은 타도의 대상이던 청 제국과 함께 몰락하고 만다. 지리하게 이어지는 재혁명과 재재혁명도 중국의 운명을 구원하지 못하니 공화정의 꿈과 중국통일의 염원은 먼 미래를 향해 떠내려가고 만다.

신고
Posted by 인어

목사의 사랑으로 눈을 뜬 소녀는 그의 아들을 사랑한 죄로 죽음을 맞이하지만, 시인의 사랑은 소녀 대신 자신의 껍데기를 죽음의 손에 건네준다. 자크는 제르트뤼드를 사랑했지만, 서지우는 은교를 사랑하지 않았던 것이 차이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는 동안 이적요와 그 대체물  사이에서 성장한 은교는 시간이 다해가는 부모인지 애인인지 모를 사내를 떠나 세상으로 걸어나간다. 청년이 언제나 젊을 수 없듯이, 소녀도 언제까지나 어릴 수는 없고, 무엇보다 코엘료의 소설 제목처럼 승자는 언제나 혼자인 법이니까.

신고
Posted by 인어

런던 경시청의 존 루터 경사는 부모를 죽인 천재적 사이코패스인 루스의 유혹을 받지만 별거중인 아내 조에 대한 집착으로 거절을 거듭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조는 루터에 대한 애정이 없었고, 루스 또한 팜므파탈은 아니었다. 위태롭기는 하지만 루터의 직업관이 중심을 잡아가는데는 무리가 없는 환경이다.


국과수의 촉망받는 법의학자 강민호는 집착어린 이성호의 함정에 빠져 살인사건 속에서 허우적대다 결국 파탄을 맞이한다. 수사관과 범죄자의 집착 속에서 강민호에 대한 마음을 가졌던 듯한 민서영은 줄곧 배경에 머물다 비극을 완성한다. 이야기의 뒤틀린 도덕관과 관객의 도덕관은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충돌하다 반전에 이르러서는 급기야 토악질을 일으키고야 만다.


간통 전문 형사 강선우는 남편을 죽인 김수진의 트릭 속에서 허우적댄다. 이성호 버금가는 집착과 루스에 버금가는 듯 한 두뇌가 빚어낸 거미줄은 향수로 대변되는 팜므파탈적인 향기에 취한 형사를 옭아매 놓아주지 않는다. 하지만 거기까지. 영화의 도덕주의적인 성향은 살인자 김수진을 천재도, 사이코패스, 팜므파탈도 아닌 그저 그렇고 그런 불행한 매맞는 아내에 머무르게 한다.


강선우는 설정상 김수진에게 넘어갈 수 없는 캐릭터였고, 플로상 김수진은 유혹할 만한 다른 남자를 가질 수 없었다. 무너뜨릴 사내가 없으니 팜므파탈이 완성되지 못한다. 이로써 김수진은 유독한 향기를 품은 꽃의 이미지를 잃는다.


끝없이 보여주는 여성 사이코패스의 행동양식-쉽게 주의가 산만해지고, 거짓말을 지어내며, 추궁을 당하면 성적인 유혹으로 주의를 돌리려 하는-을 보이지만, 결국은 자신을 진심으로 위해준 사내에게 반해버리는, 결코 사이코패스가 할 수 없는 감정이라는 것을 가짐으로써 김수진은 평범한 인간으로 한 계단을 더 내려온다.


그리고 끊임없이 등장하는 헤라의 화신, 여형사는 도덕주의의 정점을 찍고 어중간한 재결합을 만들어내니, 이 영화야말로 한국인의 도덕적 성향에 부합하는 그저 그런 스릴러-코미디가 아니겠는가. 마지막의 서해대교 장면에서 셜록 시즌 2의 "Woman. That woman!"이라는 대사를 떠오르게 하지만, 거기서도 두뇌대결을 펼치는 천재의 모습같은 것은 사라지고 없다. 김수진은 천재를 흉내냈지만 천재가 아니었고, 강선우는 천재에 근접하지도 못한 인물이므로.


죽은 김수진이 진짜 김수진이고 산 김수진이 유산을 상속받게 되는 가짜 김수진이라는 반전 트릭 조차도 없었던, 그래서 관객의 추리가 각본을 앞질러 버렸던 그저 그런 영화는 감독이 죽은 강민호를 불쌍히 여겨 Alternative reality를 다시 살게 해주었다는 데서 의의를 찾는게 가장 합당하리라고 봐야겠다. 


그래, 간통은 안 된다. 모든 신파극의 끝에는 가족 화합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일테고. 나머지는 그저 문법적 차용이리라, 이 영화에서는.

신고
Posted by 인어

영화는 이야기고, 이야기의 원형은 신화나 전설이다. 신화나 전설에서 주인공에게 주어지는 일련의 시련은 필멸자 또는 갑남을녀에 불과하던 주인공을 영웅으로 성장각성시키는 동기로 작용한다. 시련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주인공은 자신을 옭아매는 이전까지의 인간적이거나 사회적인 속박들을 털어내고 마침내는 그것이 신의 모습이 되었건 인간의 모습이 되었건 완성하게 된다.


만일 이야기가 비극이 되려면 주인공은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고 죽어버리거나 스스로를 완성하는데 성공하지만 그것과 동시에 죽음을 맞이한다면 된다. "내일의 조"에서 "다 불태웠어, 새하얗게.."를 읖조리며 숨을 거두는 허리케인 조는 후자의 경우이고, 불멸자가 되려고 하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버리는 길가매쉬의 이야기는 전자의 경우가 되겠다.


이렇게 따진다면 "최종병기 활"은 비극이 되어야 마땅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영화는 비극을 완성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주인공이 사회적인 속박에 같혀 울분을 억누며 살아가던 중에 운명의 장난으로 인해 겪게 된 모종의 파국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담았다는 점에 있어서는 이 영화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과 많은 유사성을 갖는다. 하지만 나름의 비극적 서사구조를 완성한 이준익 감독의 작품과는 달리 김한민 감독의 이번 영화에는 주인공의 인격적 완성에 대한 묘사가 결핍되어 비극을 구성하는 기반이 허약해진 까닭이다.


영화는 이미 초반에서 남이가 병자호란이라는 운명적 시련을 통해서 자신의 무엇을 시험해야 하는지와 어떠한 형태로 자신을 완성하여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 과정을 보여주는데는 인색하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이다. 비록 마지막 장면에서 나레이션("두려움은 직면하면 그뿐이고,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을 통해서 도입부에서 주어진 화두를 마침내 풀어냈음이 암시가 되지만, 그러한 깨달음이 주어지는 과정이 영화의 어느 장면에서도 제대로 묘사가 되어 있지가 않다. 도대체 언제 어떻게 주인공이 두려움을 극복하게 되는지, 그리고 바람을 이용하기보다는 극복하려 들게 되는지가 전혀 영화 속애 나타나지를 않는다는 이야기다. 결국 이와 같은 취약점들로 말미암아 남이의 죽음은 비극의 서사를 완성하지 못한다. 비극이 완성되지 않으니 감독이 자막을 통해 영화 위에 올려놓으려는 주제의식들은 올라설 토대를 잃어버리고 겉돌고 만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의 견주의 죽음도 남이의 죽음만큼이나 뜬금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견주는 임진왜란이라는 운명적 시련을 겪으며 황정학, 백지 등을 통하여 스스로를 완성해 나간다. 인격을 완성하고("너도 칼 뒤에 숨어서 자유하라고."), 자신을 옭아매는 구속을 풀어내며("그렇게 평생 제사나 지내. 이몽학이는 내가 잡을 거야"), 마침내는 스스로가 겪는 문제의 근원을 직시하는 것이다.("'너는 꿈이 없잔아?") 그리고 결국 그 문제를 넘어서지 못하고 배경이 되는 전쟁에 스러져 간다. 이 영화에서는 비극의 서사적 요건을 튼튼하게 갖추어져 있었고 그래서 그 위에 사회적인 문제들 -이를테면 88만원 세대라던가-과 관련된 해석을 올릴 수가 있었다. 하지만  "최종병기 활"에는 이 점이 결여되어 있다.


모처럼 재미난 영화를 보았지만 엔딩에서 뒷맛이 개운하지 못하였던 이유는 이렇다. 하나는 영화가 본 이야기 안에는 제대로 녹여내지도 못하면서 무능하고 때로는 사악하기까지 한 국가권력 내지는 권력자 집단과 한없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권력에 의해 그것을 피워내지도 못하고 스러져야 하는 민초 내지는 민중영웅의 대립구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 둘은 그러면서도 극의 말미에서는 그 민중영웅이 허망하게 죽어버려야 하는 아기장군 콤플렉스를 벗어던지지 못하였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 셋은 위에서 적은 것처럼 이야기가 비극을 구성하는 요인들을 서사 안에 제대로 포함시키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신고
Posted by 인어
주교는 예배석에서 총독의 정책에 반하는 설교를 하고 총독으로 하여금 무릎을 꿇고 이를 받들라고 강요했다. 기독교인인 총독은 로마를 대표하는 공인으로서 그럴 수 없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그러자 기독교인 무리들은 총독을 살해하려 들었고, 총독은 호위병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져 달아날 수 있었다.

총독의 친구이자 비교적 온건한 이웃 교구의 주교는 총독에게 무릎을 꿇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며 회개를 종용했다. 결국 총독은 이를 따랐고, 그 결과 총독과 친구의 스승인 당대의 대 철학자 히파티아는 기독교인 무리에게 참살당한다. 찬란하게 빛나던 헬레니즘 문화가 반달리즘의 그림자 아래 긴 나락으로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신고
Posted by 인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온갖 발랄한 상상력의 무대가 되고 있지만 책의 마지막 페이지,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는 언제나 칼끝에 묻어나는 핏방울처럼 슬픔이 이슬져 배어 있다. 팀 버튼의 모든 인생이 비극이듯 조선의 르네상스도 비극일 수 밖에 없으므로. 세상이 비극이 상영되는 극장이라면, 관객들은 작은 해학에도 큰 소리로 웃어야 한다. 그래야 극간에 날아드는 날카로운 비수를 끌어안울 수가 있다.
신고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신촌동 | 메가박스 신촌점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인어
내가 만들지도, 활동하지도 않은 웹커뮤니티라도 글이 끊긴지 오래되어 방치된 것을 발견하면 지독하게 슬픈 느낌이야. 사람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뉴욕을 보는 로버트 네빌의 마음이 이렇지 않았을까. 이 곳도 방문하는 이에게 슬픈 곳이 되지는 말아야지. 과거의 잔영만 남은 지독한 슬픔의 장소가 되지는 말아야지.

http://innerworld.innori.com/33
신고
Posted by 인어
한 친구와의 실 없는 농담 끝에 나온 한 마디.

 "이제 음악이 들리고 깨어나 보면 우리는 작업실에서 팬시를 그리고 있을 거야."

그리고 그 말 속에서 느껴지는 씁쓸함과 쓸쓸함. 그리고 내 마음 속으로 밀려들어오는 짙은 공감의 파장.

그래, 내게도 킥을 줘. 그 때로 돌아갈 수 있게.



Edith Piaf - Non, je ne regrette rien (1961)


신고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신촌동 |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인어
무엇인가가 잘 되지 않을 때에는 기본으로 돌아간다. 베이직부터 다시 연습하다 보면 안 되는 부분이 극복이 될 것이다. 처음 배울 때에는 여기까지 오기가 힘들고 오래 걸렸겠지만, 이미 한번 해 본 과정이기 때문에 한 달을 걸려서 트리플 스텝을 했다면 일주일이면 회복이 될 것이다. 베이직을 닦지 않고 눈으로만 잘 하는 사람들을 좇으면 기초가 무너져서 춤이 다 내려 앉게 된다.


그림이 어렵다.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그런데 나는, 내가 돌아갈 기본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 걸까? 세상 모든게 어렵기만 한 지금, 나는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아니, 그 이전에, 나는 무엇인가를 해 본적은 있는걸까? "너는 꿈이 없잖아."는 스크린에서 걸어나와 심장을 조여온다. 목소리조차도 없는, 글자도 아닌.
신고
Posted by 인어
방자전, 많은 볼거리와 이야기가 있었지만 방자는 이야기의 끝까지 방자일 뿐이었다. 그런걸 "아름답다"고 하기에는 내 피는 너무 뜨거운 것 같다. 껍데기만 남은 춘향을 차지하고 앉아서도 몽룡과 춘향의 꿈을 대신 꾸는걸로 만족하는 방자에게 "양반의 여자를 훔쳤다."는 표현은 과찬을 넘어 모욕적이기까지 하지만 심장 속, 뿌리 끝까지 닿아있는 노비근성은 이서방이라고 불리운다고 해도 사라지지 않았던 것 같다.

슬픈 사극의 연속이다. 견주는 끝까지 자기 꿈을 갖지 못하였고, 이서방은 마지막까지 방자의 굴레를 벗어던지지 못하였다. 현실에서도, 꿈속에서도 꺾이고 구부러져 체념과 자포자기로 인한 공허만을 가슴 속에 담고 살아가는 것이 과거의 환영에 투영된 오늘날 청년의 상인건가? 글쎄, 단지 그건 영화가 펼쳐지는 스크린에 투영된 나의 환영인지도 모르지.
신고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신촌동 | 메가박스 신촌점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인어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티스토리 툴바